[글마당] 하오*의 수련
물로 기록한다 물이 지었다 허물어 보는 입 물의 끈에 메어 여행하는 몇 겹의 우주 공간 기록하며 빛이 쌓인다 여름 하오의 물빛이 어룽지는 고고학자의 깊은 눈길 빛을 들이켜며 물 깊이 서서 우주를 오간다 습기를 모아 몸을 짓고 물방울 하나 걸어 놓다가 밀림으로 갔다 루소**의 밀림 꿈의 밀실에서 푸른 빛 흰빛으로꿈속의 꿈을 바라본다 붓끝에 유화 물감 속에 가 닿은 코끝 사막을 지나는 모래 폭풍 둥근 그 바퀴에 잠시 고인 턱 대상을 향한 유연한 물의 자세 휘청이는 달을 향해 짙어지는 물의 맛 은하려니 저수지려니 박물관이려니 하며 입이 없어지고 발이 사라지고 팔이 흐려지는 중독의 시간 물은 찬란하다 * 정오에서 밤 12시까지의 시간 ** 앙리 루소, 프랑스 화가 김종란 / 시인·맨해튼글마당 수련 우주 공간 앙리 루소 코끝 사막